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멈춰야 할 순간을 만난다. 매출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때, 기술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 감당하기 어려울 때, 시장보다 제도가 더 높은 벽처럼 느껴질 때다.
특히 기술 중소기업이 오랜 연구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를 숫자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당장의 수익만 생각했다면 더 쉬운 길을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명테크 역시 순탄한 길만 걸어온 기업은 아니었다.
주변에서는 여러 차례 회사를 정리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창업자는 물러서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가진 자원이 많지 않다면 결국 기술을 수출하는 것이 국가에 기여하는 길이다.”
한 기업이 40년 넘게 난방 기술을 붙잡고 있었던 이유다.

기술 수출이 국가에 기여하는 길, 사업을 생계가 아닌 업으로 봤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제품을 판매하고 수익을 내야 직원을 고용할 수 있고, 다시 기술에 투자할 수 있다. 이 기본적인 구조를 벗어난 기업은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
그러나 모든 기업의 시간을 이윤만으로 설명할 수도 없다.
삼명테크 창업자가 바라본 기술은 단순한 상품과 조금 달랐다. 대한민국처럼 자원이 제한된 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을 만들어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에게 한국 중소기업이 기술 수출에 도전해야 하는 이유는 회사 하나의 성장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국내에서 만든 기술이 해외 시장에서 사용되고, 그 기술의 가치가 다시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신념에 가까웠다.
말은 쉽다.
현실은 달랐다.
기술 하나를 개발했다고 시장이 곧바로 문을 열어주는 것은 아니다. 제품을 알리고 성능을 증명해야 한다.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해야 하고 해외에 나가면 새로운 기준과 인증, 낯선 거래 환경을 다시 마주해야 한다.
작은 기업일수록 그 과정은 더 버겁다.
그래서 주변의 만류는 현실적인 조언이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창업자는 기술을 놓지 않았다.
사업이 아니라 평생 해야 할 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포기할 이유가 쌓일수록 기술 기업을 버티게 하는 창업자의 신념은 더 선명해졌다
기술 기업의 역사를 결과만 놓고 보면 과정이 쉽게 보인다.
특허를 등록하고, 인증을 획득하고, 제품을 만들고, 해외 시장에 도전했다는 몇 줄의 연혁으로 정리된다. 그러나 그 사이에는 기록되지 않는 시간이 있다.
개발비를 고민했던 날이 있고, 시장의 반응을 기다린 시간이 있다. 새로운 기술을 설명해도 이해받지 못하는 순간도 있다.
중소기업 창업자가 회사를 포기하고 싶을 때 무엇으로 버티는가라는 질문에 정답은 없다.
삼명테크의 경우 그 답은 기술에 대한 믿음이었다.
현장에서 발견한 난방의 문제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 더 안전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의식. 그리고 한국에서 만든 기술을 해외 시장에 내놓는 일이 의미 있는 도전이라는 신념이었다.
이런 믿음은 재무제표에 표시되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이 위기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드러난다.
수익만을 목적으로 시작한 사업은 더 나은 수익이 보이면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반면 자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업으로 받아들인 사람은 쉽게 떠나지 못한다.
삼명테크가 난방 기술이라는 한 분야를 오랫동안 지켜온 배경에도 이 차이가 있다.
고집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술의 축적은 때로 그 고집에서 시작된다.

40년 기술 기업의 창업 철학, 오래 버틴 시간이 결국 경쟁력이 됐다
대한민국 산업의 성장 과정에는 수많은 중소 기술기업이 있었다.
대기업의 이름은 기억해도 그 뒤에서 하나의 부품과 소재, 설비와 시스템을 수십 년 연구한 기업의 이름까지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산업은 보이지 않는 기술의 축적으로 움직인다.
삼명테크 역시 바닥 아래라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영역에서 난방 기술을 연구해왔다. 화려하게 드러나는 제품보다 설치된 뒤 오랫동안 제 역할을 해야 하는 기술에 가까웠다.
그래서 이 기업의 40년을 이해하려면 먼저 창업자의 신념을 봐야 한다.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
그 기술로 세계 시장에 나가야 한다.
한국의 기술을 수출하는 일이 국가에 기여하는 하나의 길이라는 믿음이었다.
기업을 오래 운영했다고 모두 기술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만 흐른다고 철학이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포기할 수 있었던 순간에 무엇을 선택했는가.
그 선택이 반복되면 기업의 방향이 된다.
삼명테크의 40년은 그렇게 쌓였다.
그리고 이제 그 오래된 신념은 한 창업자의 생각을 넘어 다음 세대가 이어받아야 할 질문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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